시 '견디고 또 견디고'에 대하여
견디고 또 견디고
구름 가득한 하늘
파란 모습은 온데간데없어
발걸음 멈추고
고개를 들면
때마침 내리는 차가운 비
빗물이 피부까지 스며들 때쯤
구름 틈으로 번지는 파란 하늘
사랑하는 무언가의 모습이 바뀌어도 참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방식이다.
분명 서늘한 시월이 좋다고 일주일 전에 글을 올렸다.
시월이 시작되자마자 뚝 떨어진 기온이 시월을 향한 내 믿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예측불허.
어제 최고기온은 29도였다.
핸드폰 날씨 앱이 보낸 알림을 보고 배신감이 잔뜩 밀려왔다.
그러나 덥다고 무작정 짜증을 낼 수도 마음을 바꿀 수도 없다.
시월의 서늘함은 곧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하루 동안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반복하니 날씨에 늘 일정한 것을 바랄 수 없다.
묵묵히 더위를 견디며 시월의 풍경을 바라본다.
날은 더워졌지만 맑은 하늘, 알록달록한 나무는 그대로다.
시월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라졌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자잘한 것들은 그대로였다.
어제는 충분히 더웠으니 오늘은 시원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한다.
창문을 여니 여전히 더위가 약간 섞인 바람이 불어온다.
아직은 아니다.
자잘한 것들을 즐기며 서늘한 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