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일이 모두에게 닥치기 때문이다."
저녁에 어머니 댁에서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고 맛있는 식사를 함께 나누었다. 마침 어머니께서 시장에서 사 오신 다듬은 생갈치를 냉장고에 넣기 전이라, 잠시 거실 바닥에 갈치가 놓여 있었다. 냄새에 예민한 율무가 어느새 갈치 근처로 가 있었다.
율무가 거실 바닥에 있던 토막 난 생갈치를 입에 물었다. 산바카라을 나가면 늘 냄새를 맡던 습관처럼 구미를 당기는 냄새였나 보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가족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생선가시가 있어서 혹시라도 목에 걸리는 불상사가 생길까 봐 걱정이 앞섰다. 딸아이는 율무를 가슴에 안고 입을 벌리게 했고, 아내는 입속에 손을 넣어 갈치를 꺼내려는 양동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워낙 맛있는 냄새가 났던지, 다른 간식을 줘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입을 꽉 다물고 있었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율무의 코를 막아 숨쉬기가 답답해지면 입을 벌리게 하는 임무를 맡았다. 잠시 후, 어렵게 입안 깊숙이 물고 있던 갈치를 가까스로 꺼냈다. 워낙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모두가 진이 빠질 정도였다.
율무는 자신의 본능에 따라 어찌 될지도 모르고 먹는 것이 우선이었다. 나중에 가시가 목에 걸려 자칫하면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것은 알 바가 아니라는 태도였다. 어리석기 그지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음에는 더욱 조심해야 함을 느낀 저녁이다. 우리 역시 갈치를 바닥에 방치한 잘못은 물론, 집 안이라는 이유로 율무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은 잘못이 있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어리석은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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