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호와이다. 다른 이가 없다.”
몇 년 동안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해 왔다. 그동안 별탈 없이 잘 썼지만, 이 정수기는 직수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수도물을 물통에 계속 채워줘야 해서 불편했다. 게다가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려고 직수 연결 방식인 비스포크 정수기를 당근마켓으로 구했다. 예전에 정수기를 직접 설치해 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가져와서 보니 생각보다 구조가 복잡했다. 직접 설치할 엄두가 나지 않아 몇 달 동안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아내는 작은 방에 자리 잡고 있던 천덕꾸러기 정수기를 보며, 설치비를 줄 테니 기사를 불러서 설치하라고 했다. 하지만 애초에 직접 설치할 생각으로 구입했기에 기사를 부르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기사를 부르면 출장비에 부속 비용까지 더해져 약 10만 원 정도 들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먼저 직접 설치해 보고, 혼자 힘으로 도저히 안 되면 그때 기사를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정수기를 미뤄둔 또 다른 이유는 중요한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아 온통 거기에 정신이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수기를 거들떠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큰맘 먹고 다시 정수기를 꺼내 보았다. 이번에 다시 보니 이전만큼 복잡해 보이지 않아서 직접 설치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혼자 힘으로는 조금 엄두가 안 나서 유튜브와 AI의 도움을 받았다. 구조를 익히고 설치 순서를 물어보니 100% 이해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상세히 잘 설명해 주었다. 설치하려면 집에 있는 드릴 공구와 싱크대 스텐 상판을 뚫을 부속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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