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십시오."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이다. 대지는 잠에서 깨어난 생명들의 분주한 숨소리로 가득하다. 작은 개미 한 마리가 가족, 친구들과 다정한 더듬이 인사를 나누고 늘 가던 길로 나선다. 코끝에는 눅진한 흙 내음과 싱그러운 풀향기가 감돌고, 분홍빛 철쭉 아래로 돋아난 새싹들은 마치 푹신한 초록색 카펫처럼 발바닥에 닿는다.
벚꽃과 목련이 진 자리에는 어느새 거무스름한 은행나무 꽃잎들이 길가에 수북이 쌓여 있다. 눈부시게 하얀 벚꽃과 달리, 이 어두운 꽃잎들은 개미의 작은 몸을 숨겨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은신처가 된다. 개미는 무거운 먹이를 짊어진 채 끙끙거리며 걸음을 옮긴다. 함께 길을 나섰던 동료는 저 멀리 사라지고, 개미는 오직 미세하게 감지되는 달콤한 먹이의 향기를 쫓아 집중한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싱그러운 풀 내음이 폐부 깊숙이 들어온다. 개미는 오늘 하루가 유난히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설렘에 부풀어 오른다. 분명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아침이다.
그러나 잠시 후 평화는 순식간에 깨진다. 바닥에 뒹구는 담배꽁초와 지저분하게 널브러진 은행 꽃잎들이 청소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모양이다. 기다란 녹색 빗자루가 허공을 가르며 사정없이 좌우로 휘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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