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크렘 브륄레를 깨고 싶을까?

프랑스의 달콤한 오후

byThe Colour Curator

영화 한 장면처럼 시작된 행복한 디저트


최근 크림 브륄레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디저트가 되었고, 바삭하게 깨지는 소리와 달콤한 맛의 조화 덕분에 ASMR 콘텐츠와 잘 어울리다보니 SNS 속 먹방 콘텐츠에도 자주 등장한다. 특히 GS25 에서 출시한 ‘아이스 브륄레‘는 하루 매출이 1억5,000만원을 돌파하며, 이제는 미리 예약해야하는 편의점 품절템이 되었다.

영화 아멜리에에서 크림 브륄레 먹기 전

크림 브륄레를 볼 때면, 나는 어느새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숟가락을 든 오드리 토투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 파리의 작은 아파트에 사는 사랑스러운 주인공 아멜리에는 혼자만의 세계를 즐기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아주 소소한 취미가 있다. 바로 크렘 브륄레의 딱딱한 캐러멜 표면을 숟가락으로 탁탁 깨먹는 재미다.

그 유명한 장면에서 오드리 토투가 보여준 그 ‘탁탁!’ 소리는 단순한 소리를 넘어 하나의 ‘감각적 서사’가 된다. 그건 어쩌면 프랑스인들의 ‘작은 기쁨을 즐기는 법‘ 일지도 모른다.


색으로 맛보다

한입을 베어 물기도 전에, 크림 브륄레는 먼저 ‘색’으로 말을 건넨다. 그 정제된 디저트의 아름다움은 단지 맛과 향에 머물지 않는다. 캐러멜화된 설탕의 광택, 커스터드 크림의 부드러운 색조는 시각적으로 이미 우리의 감각을 깨우고 있다.


파리에서 맛 본 크림 브륄레 Hyun Oh

크림 브륄레는 두 개의 색으로 이루어진 디저트다.

먼저, 윗면의 캐러멜층. 불로 살짝 그을려진 설탕이 만들어낸 짙은 호박빛 또는 황금 갈색은 그 자체로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은은하게 반투명한 광택이 도는 이 표면은 바삭함과 은은한 쌉싸름함을 예고하며, 입안에서 ‘탁’ 깨지는 순간까지도 시각적 여운을 남긴다.

그 아래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크림색과 연한 노란빛이 공존하는 커스터드층.

달걀 노른자와 우유, 생크림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부드러운 파스텔 톤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

그리고 바닐라의 은은한 향을 암시한다.

완벽한 크림 브륄레는 이 색감의 조화를 섬세하게 완성한다. 바삭한 윗면을 ’탁’ 깨뜨리는 순간, 그 아래로 부드러운 크림이 밀려오듯 퍼진다. 입안에서 펼쳐지는 이 경험은 시각, 촉각, 미각이 모두 연결되는 감각의 교향곡이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이 디저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영화의 한 장면이 스쳐가고, 잠시 내 안의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 프랑스인에게 크렘 브륄레는 단순한 단맛이 아니라, 기억과 정서, 그리고 미감이 어우러진 하나의 ‘색의 풍미’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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