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정원사

남의 행복을 짓는 사람

by미제


나는 감정을 심는 일을 한다.


정확히는 기억을 설계하는 일이다.

고객이 원하는 행복한 장면을 상담을 통해 듣는다.


그 후 내 안에서 비슷한 기억이나 감각을 불러와 거기에 상상력을 더해 하나의 장면으로 구축한다.

온도, 냄새, 빛, 소리, 피부에 닿는 감각까지.


다 완성된 장면을 고객의 뇌에 이식하면 고객은 그것을 진짜 기억처럼 갖게 된다. 작업할 때 기술자는 그 장면을 자기 머릿속에서 한 번 살아봐야 한다. 살아보지 않으면 감각의 결이 얕아지고 고객이 이물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매일 네다섯 명분의 행복을 머릿속에서 산다.

남의 행복이지만 짓는 동안은 내 몸을 지나간다.


7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는 높다.




오전 아홉 시에 첫 고객이 들어왔다.


40대 남자. 의자에 앉자마자 접수 번호를 내밀었다.

어머니에게 칭찬받는 기억. 초등학교 때쯤, 부엌에서, 한 번이면 된다고 했다.


표정이 없었다. 이식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 그렇다.

이미 울만큼 울었거나 울 힘이 없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설계에 들어갔다. 내 안에서 비슷한 걸 찾는다.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백 점을 받아왔을 때 어머니가 머리를 쓸어주던 손.


그 손의 온도와 무게를 꺼내고, 거기에 고객의 어머니 사진과 음성 데이터를 입혀 장면을 짓는다.


부엌 냄새. 된장찌개가 끓고 있었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오후 빛이 식탁 위에 비스듬히 얹혀 있었다. 어머니가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잘했네, 하고. 그 목소리의 결을 만드는 동안 나는 그 부엌에 있었다. 된장 냄새가 났고 빛이 따뜻했다.

이식 완료.


고객이 눈을 뜨고 한참 가만히 앉아 있다가 고맙다고 말하고 나갔다.




열 시 반. 두 번째 고객.


20대 여자.

첫사랑과 벚꽃 아래 걷는 기억.


이어폰을 끼고 있었는데 앉으면서도 빼지 않아서 빼달라고 하자 아, 하고 빼면서 핸드폰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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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앞의 인간이 무엇으로 남는지 묻습니다. 증명되지 않은 인간이 무엇으로 남는지 묻습니다. 답은 매듭짓지 않습니다. 미제(未濟), 풀리지 않은 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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