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라는 이름의 집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지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머릿속으로 이미 찬란한 성공의 장면을 그려놓거나, 혹독한 실패의 시나리오를 완성해 놓고 스스로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습관처럼 결과를 계산한다. 내가 이만큼 정성을 쏟았으니 이 정도의 보상은 돌아와야 한다는 계산,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비쳐야 한다는 기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미리 살아버리는 것이다.
기대는 언뜻 삶을 움직이는 건강한 열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대가 결과에 대한 집착으로 변하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내 마음을 담보로 맡기는 무거운 짐이 된다. 결과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나는 오랫동안 결과 중심의 삶에 익숙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늘 목표와 성과가 우선이었다. 과정은 결과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도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모든 과정은 쉽게 평가절하되곤 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일뿐 아니라 일상의 작은 행동까지도 결과를 먼저 떠올리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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