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두기
나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문을 열어두면 길가의 먼지와 소음이 거실을 차지한다.
사람 사이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마음의 문을 열어두면 타인의 짜증과 불안, 가시 돋친 원망이 여과 없이 밀려든다. 상처받은 사람은 따로 있는데도 우리는 감정의 찌꺼기를 뒤집어쓴 채 하루를 보내게 된다. 타인의 감정을 내 것처럼 끌어안고 앓는 것이다. 마음의 경계선이 흐려졌다는 신호다.
일에 대한 나의 경계선은 분명했다.
차변과 대변을 구분하듯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통제해야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그런 태도는 사람을 대할 때 독이 됐다. 타인의 감정까지 내가 관리해야 한다고 믿었다. 상대의 기분을 살피고 눈치를 보는 사이 내 평온은 조금씩 메말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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