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완도 歸農人과 보낸 3일
은퇴 후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익숙한 도시 부산을 떠나 1년 전 전남 완도에 귀농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후배의 소식을 듣고, 찾은 완도.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후배의 보금자리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정성스레 가꾼 텃밭에는 노랗고 붉은 백일홍과 메리골드가 만발해 있었고, 싱그러운 오이와 채소들이 후배의 땀방울을 증명하듯 알차게 자라나고 있었다. 도시의 소음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소리가 가득한 쾌적한 숙소에 짐을 풀며, 비로소 도심 속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했다.
1박 후 아침,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고운 모래를 맨발로 밟으며 걸었던 시간은 세포 하나하나를 깨우는 치유의 순간이었다.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길목을 따라 걷다 보니, 은퇴라는 마침표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쉼표가 발끝에서부터 전해졌다. 이어 찾아간 편백나무 숲길에서는 하늘 높이 뻗은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들이마셨다. 앞서 걷는 후배의 든든한 뒷모습을 보며, 1년간 이 낯선 땅에서 보낸 그의 노력에 가만히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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