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의 실수
왜 우리는 '우리'를 좋아할까?
라오스의 비엔티안.
습하고 덥지만
화창한 골프철인데도
한국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
외국인 배낭객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여행객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들이
여기저기 줄지어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괜찮은' 카페에 가면
한국인이 있지 않을까?
그럴 것 같았다.
깔끔하고 조금은 넓은 곳,
가능하면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
로컬 분위기도 풍기는 곳.
그런 곳이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바깥과는 전혀 딴 세상.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구수한 커피 향과 더불어
카페의 냉기가 온몸을 감싼다.
홀 전체를 훑어본 뒤
메뉴를 바라보니 아아가 보인다.
배낭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어딘가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들
한국어다.
역시~!
대한민국 서울.
골목마다 카페,
대체 왜 이렇게 많아.
치킨집이 그랬듯 너도나도
뛰어든 창업 아이템 때문?
사람들이
커피를 너무 좋아하니까?
아니면
카페라서 커피를 찾는 걸까?
카페에서 사는 건,
커피일까 시간일까?
혼자여도, 함께여도
결국 왜 카페일까?
우리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가는 걸까?
아니면 카페에 가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걸까?
카페를 들여다보면,
왜 '우리'가 보이는 걸까?
뭘 좋아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것,
아니면, '우리'가 좋아하는 것?
얼죽아의 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