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지망생, 글맛을 찾아서

맛깔나는 글맛은 어디에

byItz토퍼
*표시가 붙은 이 글은 알레고리(은유적 서사) 형식을 갖춘 '하이브리드 에세이'입니다. 이야기 뒤에 숨겨진 의미를 각자의 경험과 삶으로 다르게 해석하며 읽으실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만이 작가일까요.)
2105839f-dc1d-4122-90a0-80bf8c0f20b3.png by ChatGPT


동네에는 맛집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전문가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먹보 진구'라고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진구는 남이 차려놓은 맛집만 찾아다니던 생활을 접고, 직접 식당을 열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었다.


그리고 매일 열심히 요리 학원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눈에 띄는 식당으로 달려가 또다시 뭘 꾸역꾸역 먹기 시작하였다.

단, 예전처럼 줄 서는 맛집만 찾아다니지는 않았다.


오히려 동네에서 가장 맛없기로 악명 높은 분식집부터 찾아갔다.

"우리 떡볶이는 매년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곳으로 유명해요."


주인이 자랑인지 하소연인지 모를 말을 건네도 진구는 묵묵히 떡볶이 한 그릇을 비웠다.

그리고 수첩을 펼쳤다.


"매운맛이 아니라 그냥 아픈 맛. 고추장과 설탕의 완벽한 불협화음. 그러나 이 처참한 실패, 기록해 둘 가치 있음."


다음에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향신료를 퍼붓는 식당을 찾아갔다. 이름도 모를 향신료가 잔뜩 들어간 음식에, 고수까지 세 접시를 추가해 먹으며 눈물 콧물을 쏙 뺐다.


옆자리 손님이 안쓰럽다는 듯 물었다.

"괜찮으세요?" 진구는 휴지로 코를 훔치며 웃었다.


"이 맛을 제대로 알아야, 내 요리에서 왜 이 맛을 빼야 하는지도 알게 되거든요."


물론 두 시간씩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대박 맛집도 빠지지 않았다.

국물을 한 숟갈 뜨는 순간, 그는 그대로 멈춰 섰다.


"이 미친 감칠맛. 대체 뭘 넣은 거지?"


주방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은 그는 집으로 돌아와 며칠 동안 육수만 끓였다.

매번 다르게, 매번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렇게 스무 번째 냄비 앞에 섰을 때, 열아홉 번은 싱겁거나 비렸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아내가 한 숟갈 떠먹더니 말없이 그릇을 내밀었다.


"한 그릇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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