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재판하는 대신 비스듬히 돌보는 식탁의 기술
빗각(BitGak) 10
건강과 위로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식물성 버터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 맛과 냄새를 즐긴다.
물론 그로 인해 철저하게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아무튼 갓 구운 빵 위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며 고소하고 은근히 달큼한 향을 풀어놓는 그 짧은 순간을, 나는 오래전부터 하루 중 가장 이기적인 위안으로 여겨왔다.
그렇다. 문제는 이 애정이 그다지 건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먹고도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가 된다.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 그리고 이름도 낯선 첨가물들의 목록을 늘어놓으며 영양학은 단호하게 경고한다.
거기다 무엇보다 큰 문제, 나는 고혈압 환자다.
한 마디로 치명적일 수 있다.
의사인 친구도 나에게 협박식 경고를 한 적이 있다.
"넌 너에게 죄를 짓는 거야."
하지만 술과 담배처럼 끊으라고는 하지 않았다.
녀석도 좋아하니까.
그게 양심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그런데도 나는 매일 아침 그 유혹과 싸우고 있다.
이 작은 모순 앞에서 나는 한동안 스스로를 다그쳤다.
"알면서 왜 반복해?"
몸에 좋은 쪽을 고르지 못하는 나는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그러다 문득, 이 물음 자체가 정면에서 던진 시선이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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