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화를 통해서 가까워진 존재 (1)
아이가 놀다가 넘어져서 무릎을 찧었을 때, 어른들은 종종 바닥이나 바카라상 모서리를 혼낸다.
"이 나쁜 바카라상, 땟지!" 하고 대신 때려주는 어른들의 모습.
사실 어느 문화권에서나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곧 울음을 그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심지어 통쾌해하면서 자기도 가서 한 대 때려주곤 한다. 사물이 자신을 아프게 했다는, 그리고 그 사물이 합당한 벌을 받았다는 서사가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어릴 적 우리는 세상 모든 것에 마음이 있다고 믿었나 보다.
나는 어릴 적 뒷산에 올라갈 때면 나무는 물론 굴러다니는 솔방울과 개미들에게도 말을 걸었다. 심지어 바람과 구름과도 농담을 주고받으며 세상 이야기를 묻고 또 물었다. 사람들은 그냥 저 녀석이 외로워서 그런다고 했다. 그것뿐이었을까.
심심할 때나 마음이 꿀꿀할 때, 세상 모든 만물과 사건이 사람으로 변신했다.
굴러가는 공은 도망치는 중이었고, 꺼진 전등은 삐친 것이었으며, 마당 한가운데 튀어나온 돌은 항상 나에게 시비를 거는 나쁜 녀석, 구름은 기분에 따라 모양을 바꾸는 재주꾼이었다.
나만 그랬을까. 아니다. 여자 아이들은 인형에게 밥을 먹여주고, 화장도 해 주고, 곰 인형이 어느 순간 '여보'가 되기도 했다. 남자아이들은 돌멩이를 로봇으로 변신시키고, 자동차 장난감끼리 싸움을 붙이고, 외로운 벽에게 낙서를 하며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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