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라는 이름의 흉터

무채색 감옥을 나서는 비틀거림의 첫걸음

byItz토퍼

- 좌절과 낙심 가운데 잃은 것과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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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많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표정을 아끼기 시작했다.

나를 지키겠다는 오만하고도 어리석은 결심이 싹튼 순간이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높고도 깊은, 히말라야의 얼어붙은 끝자락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겉으로는 다른 이유를 내세웠지만, 진실은 단 하나였다.


좌절 가운데 억지로 웃어야 하는 내 모습을 더는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혹독한 고립 뒤에 몸을 숨긴 채, 천천히 스스로를 망가뜨리기 시작했다.




상처를 회복하기는커녕, 그 상처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나를 더 깊이 베기를 원했다.

그 고통만이 나의 전부가 되기를 갈망했다.


고통 속에 나를 방치하는 것만이 살아 있음의 온기를 느끼는 유일한 방식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지독하고도 미련한 선택이 지혜라는 가면을 쓴 채.


그리고 그 오만이 결국 나의 얼굴에서 모든 미소를 지워버렸다.




돌이켜보니 한때, 그런 아이였던 때가 있었다.

웃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색하고 두려운 아이.


어린 나의 생활 가운데 웃을 이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고독과 고립을 쫓아다니던 시절.

특히 어른들 앞에서는 냉소라는 거죽을 쓰고 더더욱 웃지 않았다.


그 참담한 습관이 결국 나를 벼랑 끝으로 이끌었다.

모든 회피에 '상처'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합리화의 가면을 씌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소 짓는 일은 어쩐지 스스로 무장해제당하는 패배 같았다.

무표정의 굳어버린 얼굴이야말로 나를 지켜주는 유일하고 진지한 방패라 굳게 믿었다.


그래서 사진 속의 나는 늘 침묵을 잡아먹은 듯 입꼬리를 다물고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한 뼘의 온기조차 내어 주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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