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속에서 나를 찾는 하강의 문법
세상이 접히는 곳의 이야기, 셋
어린 시절, 나의 바다에는 고요가 살았다. 그 고요는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성벽 같은 존재였으나, 동시에 끊임없이 나를 아래로, 더 아래로 이끄는 힘이기도 했다.
바다가 그린 수평선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과 만난 바다가 스스로를 접어 고요를 숨기는 방식이었다.
바로 그 접힌 경계 위에서 시작된 영화가 있다. 뤽 베송의 《Le Grand Bleu》(그랑 블루)는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반복해서 재개봉되며 수많은 관객을 푸른 심연으로 초대했다.
그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다.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이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근원적 그리움, 지상의 소란을 벗어나 자신의 가장 깊은 고요와 대면하고자 하는 갈망이 여전히 그 바다 아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스포츠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록이나 승패를 다루지 않는다.
단지 두 남자, 자크와 엔조의 관계를 통해 인간이 '깊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내면화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지를 따라갈 뿐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