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에서의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 잠수학
세상이 접히는 곳의 이야기, 둘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놀다 한 대학생 형을 만났다.
서울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바닷가로 여행 온 형이었다. 형은 수영뿐만 아니라 잠수에도 무척 능했다. 바닷가 큰 바위 밑으로 거침없이 들어가 멍게며 해삼을 잡아 올려 내 손에 쥐여주곤 했는데, 어린 내 눈에 그 모습은 한없이 신기하고 멋있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밀려드는 파도를 바라보다 문득 물었다.
"행님아, 바다 밑에 들어가면 안 무섭나? 파도가 저레 센데."
형은 웃으며 답했다.
"아니, 물 밑으로 깊이 들어가면 바다는 생각보다 아주 잔잔해. 그리고 조용해. 바깥에서는 볼 수 없는 정말 멋진 것들이 가득하지. 너도 한번 형 따라 들어가 볼래?"
조금은 무서웠지만, 형의 확신에 찬 눈빛을 믿고 따라나서기로 했다.
형이 건네준 물안경을 받아 쓰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바위숲에 가까워지자 거센 파도가 금세 몸을 덮쳤고, 이내 덜컥 겁이 났다. 결국 나는 도망치듯 서둘러 물 밖으로 빠져나오고 말았다.
백사장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나를 바라보며, 형은 물속에서 다시 들어오라는 듯 손짓했다.
'까짓것,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이를 악물고 다시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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