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소금이 필요한 이유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기 위한 설탕과 소금의 하모니

byItz토퍼
eb0df6fd-483c-4e1f-b94e-58142f0dda82.pngby ChatGPT

요즘 저는 빵 굽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별명 창고'라 불릴 만큼 참 다양한 별명을 얻으며 자랐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제 식성을 잘 나타내 주는 별명이 바로 ‘빵돌이’였습니다.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에 빵 한 조각, 그리고 계절 과일과 계란프라이 하나.

이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 하루의 첫 식단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길을 가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빵집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방앗간 앞 참새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빵값이 장난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물가를 자신의 수입에 비례시키는 습관이 있죠.

물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은퇴 후 저금통에서 동전 빼먹는 것 외에는 수입이라곤 가끔의 강연이나 야간 청소 알바뿐인데, 빵집 매대에 붙은 가격표를 보면 빵값이 청소할 때 제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보다 더 비싸니까요.


결국 고민 끝에 제 손으로 직접 해결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내와 상의한 후, 가정용 제빵 기계를 한 대 구입했습니다.

전문 오븐이 아니기에 일단은 기계에 적힌 원조 레시피를 따라서 한 번, 두 번 구워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만의 비율을 찾아 매일 구수한 빵을 굽는 행복한 ‘베이커’가 되었답니다.


투박한 기계 소리와 함께 힘차게 반죽이 돌아가다가도 곧 고요한 시간이 이어집니다.

이스트를 넣은 반죽이 숨을 고르며 웅크려 부풀어 오르는 숙성의 시간.


그러다 기계는 다시 한번 덜커덩거리며 반죽을 치대고, 이내 찾아온 깊은 고요 속에서 이윽고 빵돌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수한 향기가 온 집안에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합니다.


제빵기에 달린 작은 창 너머로 노릇노릇 제 빛깔을 입어가는 빵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제 마음마저 훈훈하게 부풀어 오르곤 합니다.




그러던 얼마 전이었습니다.


여느 날처럼 반죽을 위해 저울 위에 재료를 계량하고 있는데, 곁에 다가온 보배단지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았습니다.


“아빠, 빵 만들 때 왜 소금이랑 설탕을 같이 넣어? 소금은 짜잖아.”


처음에는 그저 “맛있으라고 그러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려다 멈칫했습니다. 사실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과 소금은 단순히 맛을 내는 조미료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맛 때문이 맞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비밀이 숨어 있단다.

설탕은 이스트가 잘 자라 활동하도록 돕는 먹이가 되어 주지. 그래서 반죽을 폭신하게 부풀어 오르게 한단다.

하지만 소금은 반대로 반죽이 너무 과하게, 빠르게 부풀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걸어 조절해 줘. 그리고 흐물거리는 반죽을 단단하게 잡아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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