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기 없는 녀석이, 싸움닭이 된 사연

내향적이다, 내성적이다, 소심하다, 숫기 없다?

byItz토퍼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내향성과 혼용되는 소심하다, 내성적이다, 숫기 없다는 모습들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과연 이것이 내향인만의 특징일까요? 외향인은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본질이 아니라 시간과 환경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심함, 내성적임, 숫기 없음이라는 말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숫기 없는 아이가 싸움닭이 되다니



초등학교, 그러니까 국민학교 4학년 시절의 일입니다. 동네에서 놀다가 작은 시비 끝에 평소 동생들을 자주 괴롭히던 중학생 형에게 얻어맞고 분한 눈물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를 보신 아버지께서는 불호령을 내리셨습니다.


“왜 맞고 다녀! 남자 XX가.”


그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억울함은 결국 오기가 되었고, 나는 내가 남자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야이, X~XX야, 또 때려봐~라. XX 진짜로 한판 붙자!”


결국 또 맞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고, 또 맞았습니다. 그렇게 지독하게 대들며 한참을 때리다 지친 녀석이 마침내 혀를 내둘렀습니다.


“얌마, 고마해라. 니 죽을래?”


“니가 날 쥑인다고? 그래, 해봐~라!”


그때부터 독기가 더 올라, 힘이 빠지기 시작한 녀석을 향해 다시 덤벼들었습니다. 맞고 때리는 악전고투 끝에, 그동안 배웠던 태권도 실력을 담아 옆차기와 돌려차기를 제대로 한 방 날렸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녀석이 나처럼 코피를 쏟으며 마침내 손사래를 쳤습니다.


“됐다! 내가 졌다. 고마해라.”


흙투성이가 된 옷, 코피로 얼룩진 얼굴에 눈탱이는 밤탱이가 되었지만, 저는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께 외쳤습니다.


“제가 이기고 왔심니더! 쌀집 아재도 다 봤으니 물어보이소.”


군 장성이셨던 아버지는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띠며 말씀하셨습니다.


“됐다. 다음부터는 쓸데없이 맞고 다니지 마라. 어서 씻어라.”


군인의 기백으로 아들을 가르치려 했던 아버지의 특별한(?) 격투기 실습은 그렇게 끝.


by ChatGPT

"내향적으로 계획하고, 외향적으로 실천하자!"



이처럼 저는 결코 남에게 쉽게 기죽거나 나약하게 물러서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생각이 많은 아이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성장하는 동안 세상은 저의 고요함을 너무도 쉽게 오해하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까지도 마치 성급한 진단을 내리듯 저를 향해 말하곤 했습니다.


"저 녀석은 내향적이야."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잖아."

"소심해서 그래."

"숫기가 없어."


제 기억 속에 저를 향해 던져진 최초의 꼬리표는 ‘숫기 없다’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그 말은 ‘소심하다’로, 조금 더 지나자 ‘내성적이다’라는 말로 얼굴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제 안의 반발심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당신들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함부로 판단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저는 세상이 가진 편견에 맞서 진정한 역설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당히 선포했습니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이야. 하지만 당신들이 멋대로 생각하는 그 유약한 내향인은 결코 아냐!”




강의 중 학생들에게, “저는 원래 숫기 없는 내향적 성격입니다”라고 자백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교수님이요? 에이, 말도 안 돼요.” 하며 반신반의하는 작은 외침들이 강의실 곳곳에서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제가 사람들 앞에서 내향인이면서 외향인인 척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해온 것이 아닙니다. 조용히 내실을 기하고 신중하게 한 걸음 내딛는 힘 또한, 원래 내향인이 지닌 본연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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