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의 시대, 작가의 품격을 묻다

자유롭게 쓴다는 것의 또 다른 이름

byItz토퍼
14df2400-fa31-4acb-b984-c6320beb7226.pngby ChatGPT


블로그 댓글창을 닫아버린 적이 있다.


그랬더니 한 지인이 묻기를,

"왜 댓글을 못 달게 하셨어요?"


"응, 손주뻘 되는 '네 가지' 없는 녀석이 함부로 댓글을 달았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영 기분이 좋지 않아서 아예 닫아버렸어."


요즘 '네 가지' 없는 아들, 딸들이 간혹. 아니다, 정말 많더라. 하긴 슬롯 분위기가 조금씩 변한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인지 최근 사람들은 굳이 자신을 쉽게 낮추지 않는 것 같다.


겸손이 미덕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요즘은 그건 순전히 옛말이 된 것 같다. 오늘날 겸손 타령했다간 자칫 자신감 부족이나 패배주의자처럼 취급되니까.


거기다 태생을 들먹이며 금이니 은이니 흙이니 따지면서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통계보다 몇 배는 더 많더라. 숟가락조차 없이 태어난 사람도 있는데.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 너는 특별하다고,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물론 '네 가지' 없는 녀석도 될 수 있지. 아무튼 어려서부터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고 듣고 또 들으며 자란다. 그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한 사람의 존엄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니까. 더구나 하나밖에 없는 자식인데.




문제는 존엄과 특권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데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은 어느 순간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감각으로 변질되곤 한다. 현대인은 왕이나 귀족이 아님에도, 마음속에는 저마다 작은 왕좌 하나씩을 품고 살아가는 듯하다.


누구도 무시받고 싶어 하지 않으며, 누구도 손해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일에는 점점 익숙해진다.


온라인에서는 조롱이 유머가 되고, 냉소는 지성처럼 소비된다. 누군가의 실수는 순식간에 웃음거리가 되며, 약한 사람의 서툶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 서로가 다른 점을 찾는데 바쁘고, 그걸 찾으면 우세한 쪽이 갈라치기를 하며 상대를 비웃는다.


사람들은 타인을 향해 쉽게 "한심하다"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모두가 존중받길 원하지만, 모두가 타인을 존중하지는 않는 시대가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 즉 창작자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바라볼 줄 알면서 성찰이 없다면, 글을 쓴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재미있고 감동적이면 되는가. 그러면 글을 쓰는 작가라는 창작자,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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