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의 유혹_17
뿌리를 가진 유목의 발명
노마드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는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이다.
그들이 이동하는 이유는 자유를 찾아서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서다. 계절이 바뀌고 목초지가 달라지면 따라간다. 양 떼를 먹이기 위해, 가족을 먹이기 위해. 그것이 이동의 이유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돌아올 곳이 있다. 이동의 경로가 있고, 그 경로 안에 익숙한 땅이 있으며, 그 땅을 기억하는 공동체가 있다.
진짜 노마드는 아무 데나 가지 않는다. 아는 길 위에서 움직인다.
지금 유행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은 이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을 자유의 증거처럼 말하지만,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어디에도 뿌리가 없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관계의 연속성이 끊기고, 오랫동안 나를 알아온 사람들이 사라지며, 비상시에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 이동이 자유를 주는 동시에 고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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