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선 제77화

작은 야구가 열어젖힌 가을의 문

야구의 시선 제77화

- 작은 야구가 열어젖힌 가을의 문


- 김도영의 결승포, 양현종의 투혼... KIA, 3위 확정


야구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전날 롯데에 패하며 팬들의 애를 태웠던 KIA가 12일 광주에서 LG를 4대2로 꺾고 정규시즌 3위를 확정했다.


79승 63패 2무. 준플레이오프 직행이다.



이날 승리의 출발점은 화려한 장타보다 작은 플레이에 있었다.


김선빈의 절묘한 스퀴즈번트, 8회 박재현의 기습번트.

그리고 2대2 동점에서 터진 김도영의 결승 투런홈런.



시즌 45호이자 통산 100호.

17년 만에 타이거즈에서 탄생한 홈런왕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답했다.


작은 야구가 밥상을 차렸고, 김도영이 승부를 끝냈다.



하지만 내 마음에 오래 남는 선수는 양현종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비판 속에서도 묵묵히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12승을 거뒀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5회까지 제 몫을 다했다.


세월은 구속을 떨어뜨릴 수 있어도 대투수의 바카라임감까지 앗아가지는 못한다.



카스트로의 몸을 던진 수비와 전상현의 무실점 마무리 역시 승리를 뒷받침했다.



올 시즌 KIA에는 변화도 많았다.


최형우가 떠난 자리에서 박재현이 성장했고, 박찬호와 장현식의 빈자리에서는 박민, 정현창, 성영탁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시즌 19호 홈런을 기록한 박재현. 20-20 달성은 아쉽게 놓쳤지만, 그보다 값진 성장의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의 빈자리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된다. 그것이 야구의 세대교체다.


이제 시선은 준플레이오프로 향한다.


나성범을 비롯한 중심타선이 살아나고, 이날처럼 작은 플레이에 집중한다면 더 높은 곳도 기대할 만하다.


돌아보면 참 마음 졸였던 시즌이었다.


이길 경기를 놓치고, 믿었던 선수가 흔들릴 때마다 속상했지만 결국 우리는 다시 타이거즈를 응원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 밤, 선수들은 그 기다림에 승리로 답했다.


양현종이 버텨주었고, 동료들이 길을 열었으며, 김도영이 마침표를 찍었다.



144경기의 긴 여정 끝에 찾아온 가을.


이제는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높은 곳에서 타이거즈의 야구를 보고 싶다.


다시 뜨겁게, 타이거즈!


가을은 이제부터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