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을 막겠다던 염경엽 감독
야구의 시선 제78화
- 김도영을 막겠다던 염경엽 감독, 그러나 KIA의 승리는 막지 못했다
- 김도영의 방망이, 타선의 집중력,
그리고 전상현의 철벽 마무리
2026년 가을, KIA 타이거즈의 야구가 뜨겁다.
KIA는 10월 17일과 18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각각 5대 1, 6대 3으로 승리했다.
홈 2연전을 싹쓸이하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 만을 남겨두었다.
이번 두 경기를 지켜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LG 염경엽 감독의 '김도영 봉쇄 전략'과 이를 무색하게 만든 KIA의 팀워크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KIA의 마지막 문을 굳게 지킨 마무리 투수 전상현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 1차전, 김도영의 홈런 두 방에 무너진 LG
염경엽 감독은 김도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의 가장 위협적인 타자를 봉쇄하겠다는 전략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1차전 결과는 정반대였다.
김도영은 홈런 두 방과 희생플라이로 무려 4타점을 올리며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선발 네일 역시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김도영을 막겠다던 LG가 오히려 김도영에게 결정타를 얻어맞은 것이다.
- 2차전, 김도영은 막았지만 KIA 타선은 막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김도영의 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김도영을 완전히 봉쇄한 것은 아니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희생플라이로도 팀에 기여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1회 박재현의 안타와 도루로 시작된 공격은 카스트로의 선제 적시타, 나성범·김선빈·한준수의 연속 2루타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5득점의 빅이닝이 완성됐다.
LG 선발 임찬규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5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KIA 선발 올러는 6이닝 2실점, 8탈삼진의 퀄리티스타트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LG 박해민의 초반 견제사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단기전에서는 이런 주루 실수 하나가 경기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결국 LG는 김도영의 장타를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KIA라는 팀 전체를 막지는 못했다.
- 전상현, 두 경기 연속 4아웃 세이브의 진정한 가치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김도영 못지않게 빛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전상현이다.
전상현은 1차전과 2차전 모두 8회 2사 상황에 등판해 9회까지 바카라임졌다.
두 경기 연속 1⅓이닝, 이른바 '4아웃 세이브'를 기록한 것이다.
1차전에서는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켰다.
특히 2차전에서는 8회 2사 1, 2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네 타자를 완벽하게 처리했고, 그중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차전 데일리 MVP도 그의 몫이었다.
전상현의 진가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지고 있다.
10월 12일 LG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으로 KIA의 3위 확정과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마지막 문을 지키지 못하면 승리는 사라진다.
그런 점에서 전상현의 존재는 KIA에 무엇보다 든든한 자산이다.
그는 2차전이 끝난 뒤 3차전에도 등판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화려한 홈런이 팬들을 열광시킨다면, 흔들림 없는 마무리 투수는 팬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준다.
지금 KIA에는 그 두 가지가 모두 있다.
- 김도영의 몸에 맞는 공,
선수 보호는 승리보다 중요하다
다만 2차전에서 마음에 걸리는 장면이 있었다.
김도영이 오른팔 전완근에 공을 맞은 순간이다.
강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허용하거나 고의사구로 승부를 피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야구의 전략이다.
그러나 몸에 맞는 공은 다르다.
물론 이번 사구가 고의였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투수의 제구 실수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상대의 핵심 타자를 막겠다는 전략이 강조되는 가운데 해당 선수가 부상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만약 KIA 투수가 LG의 핵심 타자 오스틴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부상 우려를 낳았다면 LG 팬들은 어떤 심정이겠는가?
상대 선수를 이기는 것과 다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고의성이 없는 사구까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떠한 승부 전략도 상대 선수의 안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특히 김도영처럼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승부는 치열해야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선수의 안전과 스포츠 정신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김도영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KIA의 가을야구,
이제는 삼성과의 대결을 향해
KIA가 거둔 2연승은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1차전에서는 김도영의 장타력과 네일의 호투가 빛났다.
2차전에서는 타선의 집중력과 올러의 안정적인 투구가 승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두 경기의 마지막은 전상현이 바카라임졌다.
과거 5전 3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승을 거둔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77.8%라고 한다.
이제 KIA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KIA는 어느 한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김도영이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타자가 해결하고,
선발투수가 내려가면 전상현이 마지막 문을 잠근다.
염경엽 감독은 김도영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이번 두 경기가 보여준 교훈은 분명하다.
'김도영 한 명을 막는다고 KIA 타이거즈를 막을 수는 없다.'
그리고 KIA가 앞서고 있는 경기의 마지막에 전상현이 서 있다면, 상대 팀이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더 남아 있는 셈이다.
김도영의 방망이와 전상현의 오른팔.
이 두 선수의 활약이 KIA의 가을을 어디까지 이끌어 갈지 기대된다.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