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선 제76화

10/12 운명의 갈림길

- 벼랑 끝에 선 KIA,

마지막 한 경기에서 운명이 갈린다


- 롯데전 패배로 날아간 3위 확정의 기회, LG와의 최후 승부


야구는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0월 10일까지만 해도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 3위는 거의 손에 들어온 듯했다. SSG를 8대 5로 꺾으며 준플레이오프 직행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대 4로 패하면서 모든 계산이 어긋났다.


이제 KIA의 운명은 12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된다.


-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롯데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선수들의 몸놀림이었다.


KIA 타선은 롯데 선발 김진욱에게 6회까지 3안타 무득점으로 묶였다. 에이스 애덤 올러는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6회초 2사 만루에서 한동희에게 통한의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그 과정에서 김선빈의 서두른 수비도 아쉬움을 남겼다. 공식 기록이 실바카라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의 작은 흔들림이 얼마나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선수들이 평소보다 무거워 보였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몸을 굳게 만든 것은 아닐까.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쌓인 피로와 중압감이 한꺼번에 드러난 듯했다.


- 김도영에게만 기댈 수는 없다


김도영은 전날 SSG전에서 시즌 44호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KT의 샘 힐리어드가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44개로 김도영과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이제 김도영은 팀의 3위 수성과 개인 홈런왕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동시에 안고 마지막 경기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야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김도영이 매일 홈런을 칠 수는 없다. 카스트로와 나성범을 비롯한 중심타선은 물론 하위타선까지 함께 살아나야 한다.


KIA에 지금 필요한 것은 김도영의 홈런 한 방보다 타선 전체의 집중력이다.



- LG와의 마지막 승부, 양현종의 어깨가 무겁다


12일 광주에서 열리는 최종전에는 KIA 양현종과 LG 임찬규가 선발로 예고됐다.


KIA는 무승부만 거둬도 3위가 확정되지만, LG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기록상으로는 KIA가 유리하다. 그러나 하루 휴식을 취한 LG와 달리 KIA는 연일 총력전을 치르며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패배했을 때의 대가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4위는 14일부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두산의 에이스 곽빈까지 상대할 가능성을 생각하면 결코 마음 편한 길이 아니다.


지난 3일부터 KIA는 LG와의 3연전을 모두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3위 경쟁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때의 끈질긴 야구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양현종의 역투도 중요하지만 결국 승부는 타선과 수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득점 기회에서 주자를 불러들이고, 평범한 타구를 확실하게 처리하는 기본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마지막에 웃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바로 이런 순간에 드러난다.


잘할 때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진짜 실력은 가장 힘들고 부담스러운 순간에 평소의 경기력을 얼마나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KIA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만큼은 순위와 기록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았으면 한다.


김도영도 홈런왕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타격에 집중하고, 다른 선수들도 누군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기를 바란다.


롯데전 패배가 오히려 선수들을 다시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3위와 4위는 숫자 하나 차이지만, 가을야구로 향하는 길은 전혀 다르다.


10월 12일, 광주에서 펼쳐질 마지막 승부.


승리의 여신이 어느 팀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KIA 팬으로서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


이기려는 부담에 짓눌리지 말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러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한 시즌을 버텨온 호랑이들이 마지막 순간에도 호랑이답게 싸워주기를 바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