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만전
아시안게임 대만전
- 우리를 너무 잘 아는 투수
9월 21일 대만 대표팀의 한국전 선발로 왕옌청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묘한 생각이 들었다.
왕옌청은 우리에게 낯선 투수가 아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26경기 11승을 거둔, KBO가 잘 아는 투수다.
그런데 이제 그가 대만 유니폼을 입고 한국을 향해 공을 던진다.
우리가 그를 잘 안다.
하지만 그 역시 우리를 너무 잘 안다.
당초 한국전 선발로는 최고 161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린위민이 거론됐다. 그러나 왕옌청에게는 그에게 없는 무기가 있다. 바로 KBO 경험이다.
한국 타자들의 성향과 경기 흐름을 알고 있다. 반대로 한국도 그의 투구 패턴과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한화에서 함께 뛰었던 노시환, 문현빈과의 맞대결이다. 어제의 동료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순간 적이 된다.
이런 모습은 이제 국제야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국제대회의 상대는 ‘낯선 선수’였다. 이제는 같은 리그에서 뛰며 서로의 장단점까지 알고 있는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만난다.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다.
알고도 칠 수 있느냐.
알고도 던질 수 있느냐.
야구에서 ‘안다’와 ‘한다’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거리가 있다.
왕옌청이 마운드에 오른다면 이번 한국-대만전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낯선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때로는 너무 잘 아는 상대를 이기는 것이 더 어렵다.
모든 분석이 끝난 자리에서 결국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공 하나와 배트 한 번이다.
그것이 야구다.
그리고 이번 한국-대만전을 바라보는 나의 ‘야구의 시선’이다.
*오늘 아침 발표에 의하면 대만 선발투수가 린이웨이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글은 그냥 참고로 읽어주세요.
널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