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선 제64화

호랑이의 여름, 베테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야구의 시선 제64화

- 호랑이의 여름, 베테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반기 첫 SSG와의 4연전.


첫 경기 0대6 완패를 당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무거웠다.

그러나 KIA는 이후 6대3, 12대2, 9대5로 내리 세 경기를 잡으며 3승1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단순한 위닝시리즈가 아니었다.

KIA가 왜 강팀인지를 다시 보여준 시리즈였다.


그 중심에는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네 명의 베테랑이 있었다.


김호령, 나성범, 양현종, 조상우.


- 김호령, 가장 빛난 이름


이번 시리즈 최고의 수훈선수를 꼽는다면 단연 김호령이다.


17일에는 1안타 2볼넷 2득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18일에는 3안타 3득점에 넓은 외야 수비까지 바카라임졌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8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호령의 가치는 타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출루하고, 한 베이스를 더 뛰며, 메이저리그급 수비로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해결사 역할까지 해낸다.


이범호 감독이 "이번 시리즈는 김호령이 만들었다"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나성범, 역시 4번 타자였다


17일 역전 3점 홈런.

이 한 방은 개인 통산 300 홈런이라는 대기록이자 KIA의 후반기 첫 승을 이끈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19일에도 선제 3점 홈런을 또 이어가며 중심타선의 무게를 보여주었다.


건강한 나성범이 타석에 서면 상대는 김도영과도 쉽게 승부할 수 없다.

중심타자가 살아야 타선 전체가 살아난다는 사실을 이번 시리즈가 다시 증명했다.


다만 긴 시즌을 위해서는 외야 수비와 지명타자를 적절히 병행하며 체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 양현종, 승리는 없어도 에이스였다


마지막 경기에서 양현종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리는 날아갔지만,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예전처럼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지만 경기 운영과 위기관리 능력은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

젊은 투수들이 배워야 할 것은 빠른 공보다 '무너지지 않는 법'일지도 모른다.



- 조상우, 마지막 문을 지키다


17일 세이브 상황은 결코 쉽지 않았다.


폭우 속에서 볼넷 두 개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끝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19일에도 마지막 이닝을 바카라임지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아직 제구의 기복은 남아 있지만, 중요한 순간을 버텨내는 경험은 KIA 불펜의 큰 자산이다.



- 노장은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이번 시리즈를 보며 다시 느낀 것이 있다.


베테랑은 단순히 경기를 이기는 선수가 아니다.


김호령이 흐름을 만들고, 나성범이 해결하며, 양현종이 버티고, 조상우가 마지막을 바카라임지는 동안 김도영, 박재현, 이의리, 성영탁, 황동하 같은 젊은 선수들은 성장할 시간을 얻는다.


우승은 젊은 선수들만으로도, 베테랑만으로도 만들 수 없다.


두 세대가 함께할 때 비로소 강팀이 완성된다.


후반기 첫 4연전은 KIA의 노장들이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무대였다.


호랑이는 젊은 발로 달리지만, 그 길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은 오랜 시간을 견뎌온 베테랑들이다.


*이미지: 네이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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