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선 제62화

디테일

야구의 시선 제62화

- 승패를 가르는 것은 화려한 홈런이 아니라 '디테일'이다


야구는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장타력이 승부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시즌 144경기를 치르며 순위가 갈리는 순간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답은 단순하다.


기본기.

그리고 디테일이다.


최근 KIA 타이거즈가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연패보다 더 아픈 것은 같은 유형의 실수가 이틀 연속 반복됐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박상준의 견제사였다.


동점 흐름을 만든 직후 1사 1, 3루.

상대는 좌완 구창모였다.


굳이 무리하게 스타트를 끊을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순간의 방심은 견제사로 이어졌고, KIA의 공격 흐름은 그대로 끊어졌다.


한 번 살아났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NC 쪽으로 넘어갔다.


결국 경기는 대패로 끝났다.



다음 날도 비슷했다.


9회 말.

무사 3루.


한 점이면 동점인 절호의 기회였다.


박재현은 빠른 발로 3루까지 진루하며 영웅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김호령의 좌익수 뜬 공.

리터치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박재현은 먼저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뒤늦게 귀루하면서 결국 홈 승부 자체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기 상황을 읽는 집중력의 문제였다.



박재현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히려 필자는 이 선수를 높게 평가한다.


젊고,

빠르고,

공격적이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그 공격적인 주루가 지금의 박재현을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문제는 공격성이 아니라 상황 판단이다.


아웃카운트.

타구의 깊이.

외야수의 송구 능력.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읽어야 진정한 주루가 된다.


빠른 발은 재능이지만,

좋은 주루는 경험이다.


이번 실수 역시 앞으로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값진 수업료가 되기를 바란다.


더 중요한 것은 팀이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선수단 전체 미팅을 열었다.


젊은 선수들에게 흥분하지 말고 기본기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감독이 연이틀 선수단 전체 미팅을 여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이번 두 경기의 패배를 단순한 1패가 아니라 팀 문화의 문제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강팀은 화려한 플레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도영의 장타도 필요하고,

나성범의 해결 능력도 필요하며,

카스트로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있다.


디테일.

베이스 하나.

리터치 하나.

견제를 피하는 집중력 하나.


그 작은 차이가 결국 1승을 만들고,

그 1승이 가을야구를 결정하며,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진다.


이번 두 경기에서 KIA는 야구가 얼마나 냉정한 스포츠인지를 다시 배웠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박상준도,

박재현도,

이번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이 강조한 '디테일'이 선수들의 몸에 배는 순간, KIA는 다시 강팀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야구는 결국 화려한 홈런보다 보이지 않는 기본기가 더 많은 승리를 만든다.


이번 NC 2연전은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소중한 교훈이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