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왜 하루로 끝나지 않는가
야구의 시선 제45화
패배는 왜 하루로 끝나지 않는가
- 연승이 끊긴 팀이 연패로 미끄러지는 심리의 구조
야구를 보다 보면 참 이상한 장면이 있다.
연승을 거듭하던 잘 나가던 팀이 있다. 타선도 살아 있고, 불펜도 버티고, 벤치의 표정도 밝다. 그런데 어느 날 팽팽한 연장전 끝에 한 경기 패하고 나면, 그다음 경기까지 이상하게 무너진다. 꼭 한 번 진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치 패배가 경기장에 남아 있다가 다음 날까지 따라오는 것처럼 보인다.
왜 그럴까.
이것은 단순히 전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심리의 문제에 더 가깝다.
연승은 기술만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연패는 기술 이상의 것에 의해 시작된다.
연승 중인 팀은 대체로 흐름을 믿는다.
선수는 “오늘도 누군가 해주겠지”라고 생각한다.
투수는 한 점쯤 줘도 괜찮다고 여긴다.
타자는 한 타석 망쳐도 다음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감독도 작전에서 과감해진다.
결국 연승은 팀 전체에 심리적 여유를 준다.
그런데 연장전 패배는 다르다.
특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친 연장전 패배는 단순한 1패가 아니다. 그것은 체력과 불펜 소모, 결정적 실바카라의 기억, 끝내지 못했다는 아쉬움, 분위기 반전의 상징까지 한꺼번에 남긴다.
패배 그 자체보다, 패배의 방식이 문제인 것이다.
연장전 패배가 남기는 첫 번째 상처는 의심이다.
연승할 때는 선수들이 자기 리듬을 믿는다. 그러나 길게 끌다 진 경기는 선수들 마음속에 질문을 남긴다.
“혹시 오늘부터 분위기가 바뀌는 건 아닐까.”
“어제 찬스를 못 살린 것이 이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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