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마을
딸은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아기를 돌보는 손길에도 여유가 묻어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유 시간도 안정적으로 맞추고 짬짬이 번역 일도 처리하며 한층 능숙한 엄마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를 위해 따뜻한 밥상까지 차려 주기도 하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 입장에서는 대견하고 한결 마음이 놓였다. 아직도 수술 부위는 종종 아프고 불편할 텐데도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엄마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려는 딸을 보고 있자니 너무 안쓰러웠다.
그러던 어느 주말을 맞아 엄마, 아빠가 너무 집에만 있었으니 가까운 근교 도시인 자이펜으로 사위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다. 아직 산후조리 중이고 혼자 아기를 돌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텐데도 혼자서 잘할 수 있다며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는 것이다. 그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딸의 고마운 마음이 느껴져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자이펜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 도시는 프라이베르크에서 남동쪽으로 차로 한 시간 반쯤 떨어진 에르츠게베억(광산산맥) 지역에 자리한 작은 관광지로 17세기부터 목공예 장인들의 손길로 이어져 온 독일 전통 공예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특히 호두까기 인형과 향을 피우는 인형 그리고 피라미드 촛대 같은 장식품들은 자이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수공예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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