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걷는 길
주말 아침 마을이 아직 잠에서 덜 깬 시간 시곗바늘이 6시를 가리킬 즈음 남편과 나는 조용히 집을 나섰다. 평소엔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가벼운 산바카라이 전부였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딸과 사위가 주말 아침만큼은 느긋하게 늦잠을 잘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었다. 그 덕에 우리도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남편이 이번에는 자기가 늘 가던 코스를 함께 가자고 했다. 돌아오려면 두 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남편은 자신 있게 발걸음을 내디뎠고 나는 묵묵히 뒤를 따랐다.
가던 길목에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연 작은 빵집이 눈에 들어왔다. 독일에선 주말이면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지만 드물게 문을 여는 빵집이 있다. 남편은 당뇨가 있어 공복으로 오래 걷는 게 살짝 걱정되어 나는 깨가 박힌 모닝빵과 달달해 보이는 빵 몇 개를 더 샀다. 우리는 갓 구운 빵을 나눠 먹으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고소한 빵 냄새에 새벽 공기가 더해지니 그 풍미가 더욱 깊게 느껴졌다.
도시를 벗어나니 대단지 아파트 단지와 고급 전원주택에 그리고 한쪽엔 광부들이 사용했다던 텃밭이 이어졌다.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풍경들이다. 새벽 공기는 쌀쌀했지만, 고요히 잠든 마을의 아침 풍경은 마치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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