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에 스며들다
프라이베르크에서의 생활은 이제 완연한 나의 일상이 되었다. 잠시 머무는 여행자가 아닌 이곳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처럼 느껴질 만큼 생활은 점점 자연스럽고 편안해졌다. 매일 한 번씩 동네 빵집에 들러 깨빵과 양귀비씨빵, 딸이 이름 붙였다는 엉덩이 빵과 사위가 좋아하는 씨앗이 박힌 빵을 산다. 그리고 장바구니를 들고 마켓을 돈다. 산바카라 겸 동네를 거닐다 가게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다 궁금하면 물어도 보고,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망설임 없이 사 먹어도 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켓을 보고 나오다 몇 해 전 뮌헨에서 먹었던 두툼한 목살 바비큐 고깃덩어리를 발견했다. 남편이 늘 그리워하던 그때 그 맛, 바로 그 고기와 빵이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뮌헨 시장 말고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그 고기와 빵을 프라이베르크에서 다시 만날 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는 마치 보물을 찾은 사람들처럼 기뻐했다. 그때 그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고기를 최대한 두툼하게 썰어 달라고 주문했다. 무게에 따라 가격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딸도 그때 먹어 본 맛과 똑같다며 이곳에서 오래 살았어도 보지 못했는데 엄마, 아빠는 어떻게 알고 사 왔냐며 신기해했다. 남편은 옛 추억이 살아나는 듯 감탄하며 맛있게 먹었고,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사 먹었다. 그렇게 간절히 그리워하던 빵과 고기를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는 것은 프라이베르크가 우리와 인연이 깊은 도시라는 징표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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