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베르크(Freiberg)
프라이베르크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당황스러웠었다. 사람도 적고, 차도 드물고 가게도 일찍 문을 닫는 이 도시의 삶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고, 아침은 언제나 고요하게 시작된다. 딸의 출산을 앞두고 우리는 매일 걸으며 시간을 보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딸과 우리 부부는 운동 삼아 마을 곳곳을 걸었다. 그러다 보면 눈앞에 그림 같은 풍경들이 펼쳐진다.
프라이베르크(Freiberg)는 마치 시간을 덜어낸 도시 같다. 성곽 도시의 흔적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너머로 펼쳐진 숲길들이 나오고 바람은 한 번도 우리를 재촉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 부부는 쉼 없이 열심히 살아왔고 딸들을 키우고 일을 하면서도 무언가를 늘 준비하며 살았다. 매 순간을 해야 할 일로 채우며 때론 느긋함이 게으름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삶은 그런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비우고 내려놓았다. 오롯이 이곳에서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아침이 와도 서두를 일이 없고 오후가 되어도 시간은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끔 오랜 습성을 버리지 못할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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