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6장

by이청목

처음 들어가 본 모텔방에는
담배 냄새와 습한 냄새,
샴푸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방 한가운데에는 이불이 반듯하게 정돈된
침대가 놓여 있었다.


상미는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벌렁 누웠다.


나는 아직 문 앞에 서 있는데,
상미는 자기 방에라도 온 사람처럼
편안해 보였다.


잠시 누워 있던 상미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편의점에서 사 온 봉투를
작은 원형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술과 안주를 하나씩 꺼냈다.


그러고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 불이 잠깐 상미의 얼굴을 밝혔다.


후우-.


상미는 한숨인지 담배 연기인지 모를
긴 숨을 내뱉었다.


상미가 담배를 피운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담배보다 담배를 물고 있는
상미의 입술만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 노래방에서
처음 맞닿았던 입술이었다.

나는 방 안에 들어와서도
한동안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어디에 앉아야 할지,
뭘 먼저 해야 할지 몰랐다.


“완아, 왜 그러고 서 있어? 이쪽으로 와서 앉아.”


“어? 응.”


나는 괜히 방 안을 한 번 둘러봤다.
바로 상미 옆으로 앉으면
너무 기다렸다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여기 좋다. 오~ 욕실에 욕조도 있어.”


사실 욕조가 궁금했던 건 아니었다.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상미 옆에 앉았다.


괜히 어색해서 몸을 들썩거리고
쿠션이 좋다는 둥 헛소리를 해댔다.


편의점에서 사 온 소주를 한 잔씩 마셨다.
노래방에서는 그렇게 가까이 붙어 있었는데,
막상 둘만 있는 방에서는 괜히 어색했다.


나는 술잔을 내려놓고
상미를 바라봤다.


조금 전부터
자꾸 눈에 들어오던 입술이 다시 보였다.


이번에는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상미에게 다가가 그대로 입을 맞췄다.


노래방에서의 첫 키스와는 달랐다.
그때는 떨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다.


단둘만 있는 방 안.
무엇을 하든

우리만 아는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그런데 마음과 달리 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상미와 입을 맞추면서도
마음만 앞설 뿐

손은 자꾸 엉뚱한 곳에서 헤맸다.


영화에서는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였는데
실제로는 달랐다.


특히 여자 속옷이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물건인지 그날 처음 알았다.


키스하면서
한참을 끙끙거리던 내 모습을 눈치챘는지
상미가 웃음을 터뜨렸다.


“완아, 뭐 해?”


“아니, 잠깐만. 이거 왜 안 되냐?”


상미가 내 손을 가볍게 밀어냈다.


“으이구, 내가 할게.”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처음이라는 걸 들킨 것 같았다.


상미는 그런 내 모습을 놀리듯 웃었고,
나는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상미를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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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센터 대표에서 마음을 쓰는 감성 에세이스트가 된, 이청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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