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
내 캐릭터는 화려하고 복잡한 동작을 쉼 없이 쏟아낸다.
상대는 이리저리 얻어터지고 공중으로 붕 떴다가 대차게 바닥을 나뒹군다.
마지막 회심의 일격!
KO.
나는 승리의 박수를 친다.
그때 귀 옆에서 속삭임이 들린다.
안 죽었어
헉.
쇠가 미세하게 긁히는 낮은 음.
머리털이 곤두선다.
옆을 볼 수가 없다.
발가락에 힘을 준다.
발끝이 저려온다.
딱딱하게 굳어간다.
떨리는 손가락이 마우스를 움켜쥔다.
못 들은 척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마이크 너머 친구 목소리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심장은 이미 밖으로 튀어 나온 것 같다.
다시
"이번엔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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