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박한 기술사전 (23)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서면 음식을 쟁반에 싣고 테이블 사이를 요리조리 매끄럽게 돌아다니는 네모난 서빙 로봇을 쉽게 마주친다. 주문한 찌개나 음료를 흘리지도 않고 정확히 내가 앉은 테이블 번호 앞에 멈춰 서서 "주문하신 음식이 나왔습니다"라며 웃는 얼굴을 띄운다.
가만히 바닥을 내려다보면 레일이나 검은색 유도선 같은 길 안내선이 전혀 없다. 손님들이 수시로 의자를 뒤로 빼고, 어린아이가 갑자기 앞을 가로막아 뛰어다녀도 로봇은 당황하지 않고 멈칫했다가 빈 곳을 찾아 부드럽게 피해 간다.
로봇은 대체 어떻게 식당의 구조를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장애물을 뚫고 제 길을 찾아가는 것일까.
어두운 동굴 속을 날아다니는 박쥐는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아도 벽이나 장애물에 절대 부딪히지 않는다. 입으로 끊임없이 초음파를 쏜 뒤, 그 소리가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주변 공간의 형태를 입체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서빙 로봇은 박쥐의 이 초음파 대신 '레이저 빛'을 사용한다. 로봇 몸통 아래쪽이나 바퀴 근처를 자세히 보면 원통형 부품이 팽글팽글 빠르게 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핵심 감각 기관인 '라이다(LiDAR)' 센서다.
라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한 적외선 레이저를 사방 360도로 1초에 수천 번에서 수만 번씩 쉼 없이 쏘아댄다. 로봇이 쏜 레이저 빛이 테이블 다리, 벽, 손님의 신발에 맞고 튕겨 나와 센서로 되돌아오는 시간을 10억 분의 1초(나노초) 단위로 측정한다.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므로, 빛이 오가는 시간을 계산하면 "오른쪽 1.2미터 앞에 네모난 테이블 다리가 있고, 3미터 뒤에는 콘크리트 벽이 있구나"라는 거리를 완벽한 숫자로 계산해 낸다.
로봇은 이 수억 개의 거리 점(포인트 클라우드)들을 점묘화처럼 촘촘하게 이어 붙여, 눈으로 보지 않고도 식당 내부의 완벽한 3차원 디지털 지도를 찰나의 순간에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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