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박한 기술사전 (18)
여름철이나 맛있는 요리를 해 먹고 난 뒤 가장 귀찮고 괴로운 집안일 중 하나는 단연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일 것이다. 축축하게 젖은 쓰레기 봉투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와 벌레 때문에 코를 쥐어막았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집 거실이나 주방을 둘러보면 이상하고 신기한 가전제품이 하나 눈에 띈다. 찌개 건더기나 과일 껍질을 통째로 넣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몇 시간 뒤 냄새도 없이 바삭바삭한 가루나 흙처럼 변해버리는 '음식물 처리기'다. 물에 젖은 축축한 쓰레기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우리 집 주방 속 미니 비밀 공장인 셈이다.
음식물 처리기가 쓰레기를 없애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뜨거운 열로 바짝 말려 맷돌처럼 분쇄하는 방식과,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자연 분해하는 '미생물 분해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각광받는 미생물 방식은 마치 우리 집 주방에 작은 숲속 흙을 옮겨놓은 것과 같다.
통 내부를 들여다보면 축축한 흙 같은 재료가 채워져 있는데, 이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억, 수조 마리의 특수 '미생물 군대'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밥가루나 채소 껍질이 들어오면 이 미생물 일꾼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음식물 속에 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영양분으로 삼아 냠냠 먹어 치운다.
쉽게 비유하자면, 숲속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과 열매들이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자연스럽게 썩어 비옥한 흙으로 변하는 과정을 가전제품 상자 안에서 아주 빠르게 재현하는 것이다. 흙 속의 일꾼들이 상하지 않도록 30~40도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고 산소를 계속 공급해 주면, 수박 껍질이나 밥가루 같은 유기물은 몇 시간 만에 미생물의 숨결(이산화탄소)과 물, 그리고 약간의 보송보송한 가루로 깔끔하게 분해되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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