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 온라인 게임 동료를 만났다. 정확히는 내가 팀장으로 있던 팀의 인턴으로 입사해 한 팀에서 일했던 동료였다. 이제는 모두 퇴사하고 서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데 마침 둘 다 올해 기존 회사와는 상반되는 조직문화를 가진 곳에 입사해 고군분투하고 있었고 동일한 업무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저연차는 아니었지만 둘 다 경력 확장이 목표였던지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과 고민의 포인트가 맞닿아 목이 아플 때까지 쉼 없이 토로하고 한탄하고 더불어 위로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요즘 나는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다.
오랜 기간 쌓이고 굳어온 나의 업무에 대한 방향성과 속도가 확연히 달랐고 예상하지 못했던 범주의 업무 부담까지 지금 회사와 나의 서로 간의 기대치가 다름을 극복하기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친구는 동일한 고민 속에서도 방법을 찾고 있었고 적응해 가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고 그것이 다음 스텝을 위해 필요한 하나의 과정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반드시 다음 스텝을 위한 것이 아닐지라도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화를 나누며 아무렇지 않은 체했지만 사실 많이 부끄러웠다.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 회피하려고만 하는 스스로가..
한때는 내가 팀장이랍시고 그 친구를 가르치고 이끄는 자리였다면 이제는 내가 그 친구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고 있었다. 문득 우리가 온라인 게임에서 어떤 관계로 만났건, 나이가 어리건 많건 배울 것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 ‘선배’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와 조용히 카톡으로 속마음을 전했다. ‘덕분에 또 하나 배웠다’라고.
내가 인생을 더 오래 살았다고 반드시 내가 배울 게 더 많은 것도 아니고 더 적게 살았다고 마냥 배울 것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먼저 겪었다고 반드시 더 잘 헤쳐나가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당신 삶의 선배는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