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하나가 되다.

by글라라



한길에게는 새 출발을 앞두고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미영의 남동생이었다.

힘든 시절마다 한길의 곁을 지켜 준 사람. 처남이라는 관계를 넘어 친동생처럼 의지해 온 사람이었다. 한길은 자신의 새로운 시작을 그에게 직접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은정과 함께 찾아가고 싶었다.

한길은 은정에게 미영의 남동생과 자신이 그동안 어떤 관계로 지내왔는지 서로가 힘들 때 의지가 되었는지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은정은 선뜻 어떤 말도 하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생각에 잠긴 은정의 표정을 살피던 한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부담스럽지 않다면 나와 함께 가 주겠어?”

은정에게 굳이 미영의 남동생을 소개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아이들의 외삼촌인 만큼, 한길은 은정과 함께 만나러 가고 싶었다. 잠시 후, 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며칠 뒤, 한길과 은정은 미영의 남동생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차 안에는 다소 긴장된 침묵이 흘렀고 무슨 말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 두 사람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했다. 집 앞에 도착한 한길은 준비해 온 선물 꾸러미를 챙겨 들었다. 은정은 긴장된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듯 작게 숨을 내쉬었다. 문을 열어 준 미영의 남동생과 그의 아내는 두 사람을 환하게 맞이했다. 한길 곁에 선 은정을 본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지만, 이내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어서 들어오세요.”

한길과 은정은 거실로 들어가 나란히 앉았고 미영의 남동생 부부도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그의 아내가 내온 차를 앞에 두고 네 사람은 한동안 소소한 이야기만 주고받았다. 정작 해야 할 말은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한 채.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까. 한길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처남,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내가 처남한테는 늘 면목이 없어.”

미영의 남동생은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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