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여자는 은정의 아기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아기를 받친 손도, 아이를 내려다보는 눈빛도 마치 자신이 엄마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은정은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오래 집 안에만 갇혀 지낸 탓에 헛것을 보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도 낯선 여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은정과 눈이 마주치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날 보았던 여자의 눈빛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은정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았다. 낯선 사람의 집에 들어온 사람이 아니라, 예상보다 일찍 돌아온 손님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누구세요? 왜 남의 집에서 내 아이를 안고 있어요?”
여자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지만 곧 침착한 표정으로 안방을 향해 현수를 불렀다.
“오빠, 나와봐.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
잠시 후 현수가 안방에서 걸어 나왔다.
은정을 발견한 현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나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숨겨온 일을 더는 감추지 않아도 된다는 듯 오히려 홀가분해 보였다.
그 표정을 보는 순간 은정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 엄청난 일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현수 씨, 이 사람 누구야? 이게 무슨 일이야?”
은정은 아기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낯선 여자는 몸을 살짝 돌리며 아기를 내주지 않았다.
현수는 은정의 앞을 막아섰다.
“소리 낮춰. 아기 놀래.”
그 말에 은정은 귀를 의심했다.
낯선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는데, 현수가 걱정하는 것은 은정의 충격이 아니라 아기가 놀라는 일이었다.
“그럼 설명해. 이게 무슨 일인지 지금 설명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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