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이 세상을 떠난 뒤, 한길은 정신없이 넉 달을 보내야 했다.
짧은 시간에 잇따라 장례를 치르는 일을 두고 줄초상이라고 했던가.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의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릴 수 있을까. 미영의 어머니는 딸의 장례식장에서 쓰러진 뒤 좀처럼 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평소 앓고 있던 지병까지 급격히 악화되면서 병원에 입원한 지 일주일 만에 끝내 세상을 떠났다. 출가한 딸이라고 해도 자식은 자식이었다.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미영의 어머니가 홀로 떠난 딸을 뒤따라간 것처럼 느껴졌다.
한길은 아내의 장례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을 맞이 해야 했다. 미영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받아들일 틈도 없이 장모의 영정사진 앞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미영의 언니 또한 어머니와 동생을 잃은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제대로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그 동안 항암치료를 했던 모든 시간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가족들이 곁을 지켰지만,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든 듯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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