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by김별


얼어 죽고 더워 죽는다는 말도

무색한 기형의 날씨

지구 반대편 폭염에

휴교령의 깃발 나부끼고

도로 선로가 녹아내리고

에어컨 선풍기 쟁탈전에

갈 곳 잃은 노구들이 쓸쓸히 쌓이는데


계절을 비웃는 듯

칠월에도 선선한 이곳 날씨

비현실적 기괴함에 불안하고

바다 건너는 폭우에 뚫린 댐이

홍수에 삶의 파편들을 쏟아내고 있다


고작 콩알같은 지구행성 위에

비극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조화로움을 잃어버린 미친 날씨,

어제의 균형은 빛바랜 추억이 되려나

불안한 마음 공포로 잠식되니

데자뷔인양 검은 미래가 언뜻 스친다





환경과 건물외관을 생각하여 에어컨 보급률이 25%에도 못 미치는 파리와

전차 선로가 녹아내린 동유럽은 때 이른 폭염에 아수라장이다.

품절되는 선풍기, 에어컨을 사겠다고 날뛰는 고객들,

더위를 못 이긴 노인들이 쓰러져 죽어도 시체를 안치할 장소가 모자란다는데

중국은 수십 년 만의 폭우로 댐이 무너져 집과 도로가 쓸려나갔다.


칠월 땡볕이어야할 날씨가 이상하게 선선하다.

덥지 않다고 마냥 좋아하기에는 왠지 찜찜하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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