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 두 점이 내게 건넨 미소
아이는 잠들면 천사, 눈뜨면 악마라던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 부부에게 오롯한 제 시간이란 거의 없다. 젊어 즐기던 취미는 접은 지 오래고, 영화관에 가도 아이 눈높이의 애니메이션만 줄곧 보고 나온다. 나 역시 다른 아빠들과 다를 바 없었다. 소심한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겠다고 땀을 뻘뻘 흘리며 텐트를 쳤고, 규칙적인 습관과 예절을 들이겠다고 세끼를 꼬박 챙겼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맛집과 박물관과 지역 행사를 부지런히 돌았다.
그런 와중에도 아빠가 아닌 ‘나’의 입장에서 꼭 한 번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2층의 '사유의 방'이다. 오십여 년의 시차를 두고 만들어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이 어둑한 방에 덩그러니 놓인 곳. 지금이야 줄을 서야 보지만, 막 문을 열었을 무렵엔 독특한 전시 공간이라는 소식만 났을 뿐 아직 붐비기 전이었다. 어느 주말, 나는 큰맘 먹고 혼자 집을 떠나 서울 가는 기차를 탔고, 기어이 그 방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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