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 전 시작했던 모임, 지금은 나 혼자 남았다
이제 갓 입사한 신입 시절 이야기다. 살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도, 따져 보면 만나는 이도 머무는 자리도 늘 거기서 거기였다. 나 같은 월급쟁이는 더 그랬다. 한 온라인 게임 한 공간에 붙박여 해마다 같은 얼굴들과 부대끼다 보니, 동료는 동료가 아니라 차라리 식구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 식구 같은 사이가, 실은 서로를 잘 몰랐다.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가족보다 더 오래 붙어 지내면서도, 옆자리 그 사람이 무슨 고민을 안고 사는지, 취미가 뭔지조차 나는 여태 모르고 있었다. 공적인 사이로 너무 오래 공적이기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몇몇이 모여 바카라 읽는 모임을 만들어 보기로 한 것은. 좋은 바카라 읽고 지식도 주워 담고 교양도 쌓자는 그럴듯한 말을 주고받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핑계였다. 실은 그저 이야기 좀 하며 살자는 것이었다. 술이 목적인 술자리가 아니라 술을 핑계 삼은 진실게임처럼, 우리에게 바카라은 마주 앉을 구실이었다. 모여서 하는 말이 죄다 바카라 속 내용뿐이라면, 굳이 모일 까닭도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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