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생존만이 유일한 정의였던 시절
짝꿍이 사라졌다. 복도에서는 화장실에 가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이동이 금지되었고, 손을 잡거나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행위는 서슬 퍼런 통제의 대상이 되었다. 급식실에서 누구와 밥을 먹느냐가 지상 최대의 과제였던 사춘기 아이들이, 홀로 식판을 마주하는 풍경을 더는 어색해하지 않게 되었다. 관계를 끊어내야만 미덕이 되고, 오직 생존하는 것만이 유일한 정의가 된 시절. 2020년 봄, 바이러스가 삼켜버린 교실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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