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이혜성의 1% 북클럽/이혜성의 인터뷰
이혜성:
'녹기 전에'는 단순히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닙니다.
"아이스크림은 뭐 굿즈로 파는 거다"라고 녹싸(녹기 전에 사장님)님이 늘 주장하시죠.
제품보다는 의도와 생각이 더 중요한 가게
BEFORE IT MELTS
바닥이 보일 때가,, 희망의 시작입니다.
- 쇼핑백 바닥에 쓰인 문구
어떻게 보면 접객에 대한 철학을 나누는 가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녹싸: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제일 깊어서 죽는 그 찰나의 순간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라는 걸 목표에 두고 그때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를 역산해서 보니까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죽을 때 좀 행복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걸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직업을 가지면 좀 기억이 많이 쌓일 것 같고 그래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그중에 첫 번째로 경험해 보자라고 했던 게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거를 다루고 싶었다였고
그게 저한테는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아이스크림을 다룬다? 저도 모르기는 하는데 아무도 모르는 것 같은 거예요.
그러면 제가 조금이라도 알면 남들보다 더 많이 아니까 조금은 접근하기가 수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발칙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이 공대적인 기능이 필요했고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확실히 식품 공학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하거든요.
직업이라는 게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생각하는데 자기가 살아온 궤적들을 종합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동사들이 합쳐져서 직업에 맞게끔 나중에는 설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새로운 사람을 혹은 자주 보는 사람을 응대하는 것 자체가 되게 배움이 큰 일이구나를 깨달은 게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얻은 제일 큰 수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다 보니까 거리만큼이나 이야기의 농도도 가까워지고 뭔가 하시는 직업 혹은 학업, 일상의 어려운 점도 듣게 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그 사람들한테 듣는 얘기들 제가 전하는 얘기들이 제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거고 그게 이제 어느 순간 번뜩 깨달은 거죠.
내 인생은 이 사람 만나는 거다가 된 거고 그러면서 이 일이 주는 어떤 기쁨에 몰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나의 인생 목표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분"을 주는 것!
- '좋은 기분' 중
사람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사람이 결국에는 예술이라고 느끼는 것 자체가 극이든 음악이든 바카라이든 무언가를 보고 혹은 듣고 나의 외부 세계에서 느끼는 감화 과정이 예술인 거잖이 요.
저희가 사람을 응대하는 것도 그 사람이 감화를 받게 되면 예술이죠.
손님께서 자기가 어디서 왔다고 얘기해 주시는데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왜 거기서 여기까지 왔지? 우리가 그렇게까지 할 건 아닌데라고 좀 수줍으면서
막 어디 강동구에서 왔다, 어디 강서에서 왔다, 어디 위 쪽에 어디 뭐 창동에서 왔다 막 어디에서 왔다고 하시는데 일단 제가 서울 사람이 아니라서 거리감을 모르기도 하고 신기하다 하다가
저희가 겨울에 매장을 쉬다 보니까 한번 어디서 왔는지 한번 느껴보자라고 해서 저희가 배달을 직접 간 적이 있었어요. 북쪽으로 창동이 엄청 멀었거든요.
오른쪽으로는 미사리까지 갔었고 왼쪽으로는 끝까지 갔고 남쪽으로는 청계산 입구까지 갔었어요.
배달해보고 나니 이건 정말 엄청난 일이 다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여길 오는 건 한 사람이 소중한 하루를 내서 그 힘든 여정을 거쳐서 이렇게 빨리 소비되는 제품을 한 컵 먹기 위해서 오는 거다라고 생각하니까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 거예요.
이건 작은 일이 아니다.
내가 여태까지 뭘 하고 있었지?
그냥 눈을 떴더니 매장 앞이 손님이 있고 그 사람이 지금 여기서 갑자기 떨어진 게 아니잖아요.
이 사람은 거기서 출발한 거다라는 개념이 그때 확 온 거예요.
이혜성:
손님이 이 가게에 입장할 때부터 긴장하면서 그 손님의 기분을 예의주시하고
추천을 해달라고 하는 분들께는 그분의 상태를 고려해서 추천을 해드리고,
주문을 받을 때는 알겠습니다라는 말 대신에 좋습니다라는 말을 더 선호하시고,
단체 손님이 올 때는 한 분 한 분 눈인사를 하면서 응대를 하시고,
이런 접객의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것들이 저한테는 파인 다이닝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이 정도 수준의 접객을 손님들에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한 어떤 영감이나 이유가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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