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시장의 과학적 거짓들

반전의 시대 - 우리가 모르던 세상의 진짜 얼굴

by왜사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들〈39〉


약국과 편의점, 마트의 진열대를 보면 건강식품이 넘친다. 영양제, 홍삼, 루테인, 오메가-3, 글루코사민, 비타민 무기질, 프로바이오틱스, 콜라겐, 비타민 D, 마그네슘. 각각은 화려한 패키징 속에 매력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면역력 증강", "눈 건강", "뼈와 관절 건강", "장 건강", "피부 탄력", "항산화 작용". 한국인의 건강식품 구매액은 매년 3조 원을 넘는다. 인구 5천만 명이 1인당 연간 50만 원 이상을 건강식품에 쓴다. 그것은 엄청난 액수다. 그런데 과학적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기대만큼 효과가 있는가? 놀랍게도 대부분의 건강식품은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입증되었어도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거나 과장되어 있다.


비타민 보충제의 과학적 현실


비타민 보충제를 예로 들어보자. "건강한 성인이 비타민 보충제를 먹으면 건강이 더 좋아진다"는 증거는 없다. 수십 년에 걸친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비타민 보충제 복용 그룹과 위약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 암 발생률, 수명에 차이가 없었다. 오래된 연구들이 비타민이 좋다고 했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방법론적 결함이 있었다. 더 엄격한 최근 연구들은 비타민 보충제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과다한 비타민 복용(특히 비타민 E, 베타카로틴)은 신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타민 E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베타카로틴을 많이 섭취하면 폐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도 마찬가지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눈 건강에 좋다"라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만' 참이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이라는 특정 안과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다. 이미 병에 걸린 사람이 악화되는 것을 조금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건강한 사람이 먹어도 시력 개선 효과는 없다. 시력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눈 건강을 위해 필수'라고 주장한다. 과학적 근거를 과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광고 문구와 과학적 근거 사이의 거리는 매우 멀다.


오메가-3 지방산의 거짓말


오메가-3 지방산도 마찬가지다. "오메가-3은 심장 질환 예방에 좋다"라고 알려져 있다. 이것도 부분적으로만 참이다. 오메가-3은 특정 혈중 지질 수치(중성지방)를 낮출 수 있다. 실험실 검사에서 수치가 개선된다. 하지만 심장 질환 발생 예방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 점이다. 2018년 미국의 대규모 임상 시험(VITAL 연구)에서 오메가-3 보충제가 심장 질환 발생을 줄이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2만 명 이상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5년 이상 진행되었다. 매우 엄격한 연구다. 과학적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오메가-3 판매는 증가한다. 소비자들은 이런 연구 결과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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