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시대 - 우리가 모르던 세상의 진짜 얼굴
세상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들〈38〉
한국의 의료 생태계는 오직 한 가지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환자는 동네 의원에서 시작해 대형 병원으로, 대학병원으로 이동한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삼차 의료 기관 중심 구조'라고 부른다. 겉으로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이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집중화로 인한 비효율과 불평등을 만든다. 환자들은 대형 병원의 혼잡한 진료실에서 5분간의 진찰을 받기 위해 3시간을 기다린다. 지역의원은 환자 부족으로 문을 닫는다. 의료 불평등은 날로 심화된다. 이것은 단순한 진료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 위기다.
대형 병원이 성장한 시장 논리
대형 병원이 성장한 이유는 명확하다. 순수한 시장 논리다. 대형 병원은 최신 장비를 가지고 있다. 의사도 많다. 입원실도 많다. 명의라는 평판도 있다.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대형 병원으로 몰린다. 작은 의원보다는 큰 병원이 나을 거라는 일반적인 믿음이 있다. 대형 병원의 수익이 증가하면, 더 많은 의사를 채용한다. 더 좋은 장비를 구입한다. 더 확장한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환자가 몰려온다. 이것은 '자기 강화 루프(reinforcing loop)'다. 처음 시작된 약간의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격차로 변한다. 강남의 삼성서울병원과 지방의 작은 의원 사이의 격차는 매년 벌어진다.
반면 지역의원의 입지는 약해진다. 환자들이 자꾸만 대형 병원으로 가니까, 의원의 수익이 줄어든다. 좋은 의사를 채용할 수 없다. 좋은 장비도 못 구입한다. 진료 환경도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더 멀어진다. 이것도 악순환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의원은 문을 닫는다. 남은 의원들도 점점 약해진다. 의료 공급의 양극화가 심해진다. 지역 의료는 더욱 황폐해진다.
의료 불평등의 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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