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 실체와 의료의 운

반전의 시대 - 우리가 모르던 세상의 진짜 얼굴

by왜사는가

세상을 움직이는 불편한 진실들〈33〉


"어디 좋은 의사 없을까?" 이것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한국 슬롯는 '명의(名醫)'라는 개념으로 이에 답한다. 대학병원의 유명한 교수, 환자들이 몰려드는 의사, 입소문난 전문가. 사람들은 이들을 찾기 위해 병원을 옮기고, 대기 시간을 견디고, 높은 진료비를 낸다. 하지만 명의라는 개념 자체가 환상에 가깝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의료의 결과는 개별 의사의 능력보다 훨씬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깊이 있게 살펴보면, 명의라는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가 명확해진다.


명의라는 평판이 만들어지는 방식


먼저 의학의 기본을 보자.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 성과는 주로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의사의 개인적 재능일까, 아니면 시스템일까? 심장 수술의 생존율을 예로 들면, 이는 의사 개인의 수술 능력보다 병원의 집중 치료실(ICU) 수준, 마취과 팀의 역량, 간호사의 경험, 수술 후 관리 시스템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삼성서울병원의 심장 수술 생존율과 지방의 중소병원의 생존율이 다른 이유는 의사 개인의 실력 때문이 아니라, 병원 시스템의 종합적 격차 때문이다. 같은 의사가 시골 병원으로 가면 성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그 의사의 능력이 떨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시스템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명의라는 평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첫 번째는 환자의 선택 편향이다. 아픈 사람들은 유명한 의사를 찾아간다. 명의라고 알려진 의사는 자동으로 더 많은 환자를 보게 된다. 더 많은 사례를 경험한다. 통계적으로 많은 환자를 보면 운이 좋은 경우도 많아진다. 환자가 많으면 성공한 경우도 많고, 실패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성공 사례만 기억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선택 편향'이라고 부른다. 명의의 명성은 부분적으로는 환자들의 기억 선택에 기인한다. 성공 사례는 입소문이 나고, 실패 사례는 묻힌다.


두 번째는 인지 편향이다. 명의의 진료를 받은 후 병이 나으면, 사람들은 '명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병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거나, 여러 요인의 복합 작용으로 호전된다. 약물 치료, 신체의 자연 치유력, 생활 습관의 개선, 심지어 운 등이 모두 작용한다. 우리는 의료 개입을 과대평가한다. 현대 의학의 대부분의 질병 치유는 신체의 자체 면역 체계와 회복력에 의존한다. 의료는 그것을 보조할 뿐이다. 감기도 그렇다. 약을 먹든 안 먹든 대부분 1~2주일 후에 낫는다. 우리는 약이 감기를 낫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신체의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이겨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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