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에는 참 좋은 사람인데, 주차할 때만 이상해지는 사람들
사람의 성격을 알아보는 의외로 간단한 방법이 있다.
같이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필요도 없다.
같이 차을 타보거나, 주차장에 한 번 가보면 된다.
특히 주차할 자리를 찾을 때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 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평소에는 양보도 잘하고 말도 조용조용한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순간 눈빛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기 자리 있다.”
빈자리를 발견한 순간부터 차 안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그런데 잠시 기어를 바꾸는 순간, 다른 차가 그 자리로 쏙 들어가 버린다.
“아….”
짧은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는데도 이상하게 빼앗긴 기분이 든다.
더 재미있는 것은 주차장에서는 평소에 눈여겨보지도 않았던 차의 움직임까지 기억한다는 것이다.
조금 전 지나갔던 차가 어느 자리에 들어갔는지, 방금 들어온 차가 어디로 갔는지 모두 기억한다.
차 번호까지 외우지는 않아도 색깔과 차종은 이상하게 눈에 들어온다.
“저 차 아까 저쪽에 있지 않았어?”
“방금 들어온 것 같은데, 저 차는 벌써 자리를 차지했네.”
이렇듯 평소에는 지나가는 차 한 대에도 관심이 없던 사람이
주차장에서는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핀다.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서다.
주차장에서 가장 슬픈 순간은 좋은 자리를 지나친 뒤 다시 돌아왔는데
이미 다른 차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때다.
한숨이 나오는 순간이다.
‘그냥 들어갈걸.’
어떻게 보면 우리 삶과도 같은 일이, 매일 주차장에서 일어난다.
주차장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주차선이다.
주차선은 아주 정직하다. 여기까지가 내 자리라고 정확하게 선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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