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산 하나로 알게 되는 사람 마음
비가 오면 사람들의 걸음이 갑자기 빨라진다. 평소에는 신호등이 바뀌어도 천천히 건너던 사람이 빗방울이 몇 개 떨어지기 시작하면 갑자기 육상선수가 된다. 우산이 없는 사람은 하늘을 원망하고, 부지런히 우산을 챙긴 사람은 여유롭게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며 미소를 짓는다. 주목할 점은 우산을 펴는 찰라에도, 사람의 성격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우산을 아주 천천히 펴는 사람이 있다. 비가 이미 내리고 있는데도 그들은 우산을 느릿느릿 펼친다. 반대로 비가 한 방울만 떨어져도 바로 우산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아직 비가 오는지조차 애매한데 완벽하게 비에 대비한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비 예보가 있으면 우산을 챙긴다. 아니, 가방 속에 항상 우산이 들어 있다.
비 오는 날 편의점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다. 모두 비슷한 표정이다.
‘설마 이 정도로 많이 오겠어?’
조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빗줄기가 굵어지면 생각이 달라진다.
‘우산 하나에 5천 원이 뭐가 아깝다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비가 오기 전에는 5천 원이 아깝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젖은 신발이 더 아깝다. 결국 우산을 하나 사 들고 나온다. 그러면서 속으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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