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는 어떤 원고를 좋아하는가?

― ② 선택의 법칙

by마테호른

출판사에는 하루에도 적게는 몇 편, 많게는 수십 편의 원고가 투고된다.

제목도 제각각이고 사연도 제각각이다. 첫 페이지부터 문장이 좋아 눈길을 붙잡는 원고가 있는가 하면, 수신인란에 원고를 보내는 모든 출판사의 이메일을 공개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다. (물론 이런 원고의 대부분은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편집자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과 노력, 어쩌면 인생의 한 부분을 담아 보낸 원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출판사의 어려움이 시작된다. 좋은 원고를 찾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수많은 원고 가운데 실제로 바카라으로 만들 원고를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출판 일을 오래 할수록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좋은 원고와 출판하고 싶은 원고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는 것을.


그렇다면 출판사는 과연 어떤 원고를 좋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출판사가 좋아하는 원고는 ‘잘 쓴 원고’가 아니다. 출판사가 독자에게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원고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원고와 출판하고 싶은 원고는 다르다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원고를 평가하는 기준이 비교적 분명하다.

좋은 문장, 알찬 내용, 새로운 주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담고 있는가? ...


출판사는 여기에 몇 가지 질문을 더한다.


1. 그 바카라을 누가 읽을 것인가?

2. 왜 지금 이 바카라이어야 하는가?

3. 비슷한 경쟁 도서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른가?

4. 독자가 굳이 돈을 내고 이 바카라을 사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질문도 하나 더한다.


“출판사가 이 바카라을 만들면 팔 수 있을까?”


여기서 저자와 출판사의 시선이 달라진다.

저자는 자신의 원고를 ‘작품’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출판사는 그 원고를 ‘바카라’으로 바라본다.

작품은 잘 쓰였는지가 중요하지만, 바카라은 그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바카라에는 독자가 있고, 가격이 있고, 제목이 있고, 표지가 있고, 서점이 있고, 경쟁 도서가 있다.

그리고 출판사는 이 모든 것을 바카라임져야 한다.



출판사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가 아니다

원고를 검토할 때 많은 저자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썼는지를 설명한다.


“3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500권 이상 읽었습니다.”

“제 인생을 걸고 썼습니다.”


물론 중요한 이야기다. 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 이것만으로 출간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모든 저자가 똑같은 말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원고라고 해서 출판을 할 만한 상태인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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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그 한 줄을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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